FAVORITES

한용운 - 禪師의 說法

 나는 선사의 설법을 들었습니다.
 「너는 사랑의 쇠사슬에 묶여서 고통을 받지 말고, 사랑의 줄을 끊어라. 그러면 너의 마음이 즐거우리라.」고 선사는 큰 소리로 말하였습니다.
 그 선사는 어지간히 어리석습니다.
 사랑의 줄에 묶인 것이 아프기는 아프지만, 사랑의 줄을 끊으면 죽는 것보다도 더 아픈 줄을 모르는 말입니다.
 사랑의 속박은 단단히 얽어매는 것이 풀어 주는 것입니다.  그러므로 대해탈(大解脫)은 속박에서 얻는 것입니다.
 님이여, 나를 얽은 님의 사랑의 줄이 약할까봐서, 나의 님을 사랑하는 줄을 곱들였습니다.

  <님의 침묵, 1926>